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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MOOC] KAIST 오프라인 강좌 참여에 대한 느낌

취준생 기간도 벌써 반년에 다다르고 있다.

이쯤되니 자존감도 바닥에 나뒹구는 정도가 아니라 바람에 날려가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것은 최근 MOOC 강좌를 듣고 있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강좌가 있다.


얼마전까지 수강하던 고려대학교 MOOC 강좌 [Mathematical Fundamentals for Data Science] 이야기는 아니다.

인공지능 공부를 하고 싶었기도 하고 현재 수학 과외를 하는 입장으로서 수학공부는 당연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물론 글을 다 읽지않고 까는 글이라고 무작정 오해하는 분들을 위해 앞서 요지를 적어둔다.

[좋았던 기억이고 즐거웠던 추억이다.]


이것은 이수하지 못한 강좌의 기억이며 오프라인 MOOC 강좌에 대한 이야기이다.


MOOC은 애당초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특징을 지닌 것임에도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마치 재택근무이지만 출근을 하라는 이야기와도 같다. 아니 이건 조금 과한 비유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오프라인 수업은 출근처럼 힘든 일은 아니었고 즐거웠으며, 매일같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다.



필자는 지난 17년 11월 9일 한 통의 메일을 받았고, 당시에도 마땅히 할 일은 없이 백수였다. 뭐 부끄러운 내용은 아니니 공개하면 아래와 같다.

주의) KAIST MOOC (KOOC) [데이터 구조 및 분석] 오프라인 특강과 관련된 내용이다.




사실 메일을 보고 조금 놀랐다. 아니 당황했다는 표현이 보다 옳을 것이다.

필자는 당시 [데이터 분석] 관련 강의를 단 하나도 듣고 있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관련 교수님께서 여신 다른 강의를 수강한 일은 있었다. 알고리즘과 관련된 강의로 기억하고 있는데 당시 회사 야근때문에 새벽 4시에 퇴근하느라 이수조차 하지 못했었다.


뭐 그렇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한번도 가 본적없는 KAIST 특강이다. 더구나 상기의 강의는 듣고 있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취준생에게 주어진 단순한 메일은 그냥저냥 신의 계시정도까지 뜻깊게 여겨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뭐 조금 과장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그렇게 신나는 기분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당장 대전까지 내려갈 경비부터 고려해야했다.


이 날. 나는 적금 하나를 깼다.

백수가 되기 직전 넣고 있던 적금 네개중 두 번째가 깨지는 날이었다.

(차라리 적금을 넣지말고 리플에 넣었다가 1월에 빼면 더 좋았을 텐데)


사전 등록을 하고 몇일 뒤 문자와 메일이 왔다.


오프라인 수업을 위해 최소한 [데이터 구조 및 분석] 강의 일부를 수강하길 요구받았다. 이미 수업진도가 절반이상 나갔고 기간이 지나 제출이 불가능한 평가가 있는 강의였다. 열심히 들어도 이수는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 그런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준비기간 즐거웠고 강의도 어렵지 않았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기에 일부분은 강의 진행과 동시에 코드로 먼저 처보았다. 교수님께서 출력하는 수도코드는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아쉬움이 남았다면, 이 강의를 9월쯤 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얻고 사용만 하는 것은 금방 한다. 그러나 이를 가지고 원하는 곳에 응용하고 변형하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린다. NHN 테크놀로지 서비스 인턴면접에서도 스스로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다른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정제하지 못한 나라고 하는 제품을 팔아치우기에 성급했던 것 같다. 나라고 하는 제품이 완성되고 판매하기에도 늦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전날 문자가 왔다.

눈이 내렸지만 날이 풀려 녹고 있다고 한다.

뭐 사실 태풍이 불고 있어도 갈 생각이었기에 상관은 없었다.


당일 피곤해서 찍은 사진이라고는 몇장 없다.

입장시 도시락, 에코백, 볼펜과 노트, 담요같은 것을 받았는데 받는 대로 모두 엄마 드렸다.

대신 엄마가 신이 나서 이곳저곳 돌아다니셨단다.


나는 오른쪽 앞쪽에 앉았다.

그래도 적당히 3~4 테이블을 두고 앉는 편이 부담이 적겠지 생각했는데 왠걸 눈이 와서 그런지 자리가 많이 비었다. 덕분에 굉장히 앞쪽에 앉는 느낌이었다. 뿐 아니라 염색한 머리는 없었던것 같다. 특히나 노란 머리는 나혼자ㅋ 아주 그냥 톡톡 튀었다.



 수업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컴퓨터 공학도라면 기본적으로 구할수 있다. TF-IDF가 자연언어처리의 일환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지식이 깊을 필요는 없었다. 강의내용은 해시와 짧게 TF-IDF 를 쉽게 한글로 설명해 주시는 것이었고 실습내용은 미리 준비해오신 자연언어처리 소스코드의 일부 빈칸을 채워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형태였다. 소스코드내에도 주석으로 친절한 설명이 있었고 굉장히 많은 조교들이 돌아다니면서 설명도 해주고 있었다. 교수님께서도 돌아다니시면서 강의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실습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애쓰셨다.

 나는 소스코드에 나온 주석 설명을 보고 빈칸을 채웠다. 비교적 빠른 시간안에 실습을 완료한 사람들은 남는 시간을 조금 자유롭고 여유롭게 보낸것 같다.


 조교님들이나 교수님은 친절하셨고 그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을 것이다. 행사는 좋았다. 잘 끝났다. 마무리로 참여자 모두가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헤어졌으나 그때 찍은 사진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준비하셨던 도시락이 많이 남았었다. 하나 더 가져가라고 하셔서 감사히 받았다.

아무래도 눈도 왔고 거리도 멀고 사정이 생겨 올 수 없었던 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도시락 두 개 받아 점심값 아끼고 좋았다.


오프라인 강좌는 성공적이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개발자로서 보다 TF-IDF 를 통해 자연언어처리라고 하는 분야도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교수-학습의 관점에서 MOOC강좌가 가지는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을 몸소 체험하고 온 것이다.

MOOC 이라고 하는 강좌가 일반적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것임에도, 반면 오프라인 실습은 보다 교수자와의 이해관계를 좁히는데 도움이 되었으리라. 어쩌면 온라인으로 듣던 강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친근감과 배려, 친절과 같은 따뜻함 마음을 교수자와 직접 느끼면서 학습자는 학습에 대한 경계심과 우려, 두려움을 누그러뜨리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좋은 곳에서 빛과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싶은데 자리도 없고 나도 썩어가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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